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움직임, 무엇이 달라지나

음식보다 비싼 수수료, 개선될 수 있을까

요즘 배달앱을 자주 사용해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은 ‘이게 배달료인지, 음식값인지 헷갈린다’는 생각을 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음식 하나를 주문했을 뿐인데 결제 금액이 배 이상으로 치솟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죠. 소비자뿐 아니라, 매출의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도 배달앱 수수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가 배달앱 수수료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수수료 상한선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규제 법안을 준비 중인데요. 바로 '온라인 플랫폼법'이 그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법안이 어떤 구조로 추진되고 있으며, 현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 플랫폼법의 핵심은 무엇일까

플랫폼의 자율권을 제한하는 새로운 방식

‘온라인 플랫폼법’은 디지털 플랫폼의 급속한 확산과 그에 따른 불공정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입법입니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의 계약 관계나 수수료 책정 방식 등에 대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죠.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거래공정화법’ 조항입니다. 이 조항에서는 배달앱 수수료에 상한선을 대통령령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수수료의 최대치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자율 결정에서 법령 기준으로 전환

현재 배달앱 수수료는 각 플랫폼이 자유롭게 결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이 제정되면 수수료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시장 논리에 맡기기보다는 공공성과 형평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필요한 배경

수익보다 부담이 큰 현실

배달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 한 건에서 자영업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수익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중개수수료와 배달수수료를 합치면 전체 주문 금액의 20~30%가 플랫폼으로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와 부가세 등을 감안하면 실제 이익은 미미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규모가 작고 여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사업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경영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죠.

독과점 구조에서 오는 한계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사실상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과거 세 번째 축이었던 ‘요기요’는 점유율이 10% 초반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양강 체제가 공고해지면 가격 경쟁보다는 수익 확보를 위한 구조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수료 역시 자연스럽게 높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업계의 반응과 우려는 어떤가요

수익 배분의 악영향 가능성

배달 수수료의 상한이 강제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배달기사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배달료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배달 노동자의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배달료가 낮아지면 배달기사 이탈이 생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 배달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시장 경쟁력 저하 우려

또 다른 문제는 수수료 경쟁의 소멸입니다. 정부가 상한을 설정하게 되면, 플랫폼 간 수수료 경쟁은 사라지고 대부분의 플랫폼이 상한선에 맞춰 동일한 수수료 구조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규 진입이 어려워지고 기존 대형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통신시장에서 이미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사라졌고, 현재까지 3대 통신사의 점유율 변화가 거의 없다는 점이 배달앱 시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 모색

정부는 일방적인 법제화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수수료 규제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영업자 단체와 배달 플랫폼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중개수수료 관련 사회적 대화기구가 구성되어 있으며, 자율적인 규제안 도출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 대화기구는 다음 달까지 의견을 수렴하여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인데요. 이 결과에 따라 정부의 입법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플랫폼 업계와 자영업자 간의 균형 있는 타협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정부 규제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수수료 구조의 투명성 확보

단순히 수수료율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수수료가 어떤 항목에 얼마만큼 부과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공개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중개 수수료와 배달 수수료, 광고비 등의 항목이 혼재되어 있다면 단순한 상한제가 실효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배달 노동자 보호 병행

수수료 상한이 배달 기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 장치도 필요합니다. 배달료 기준을 최저임금과 연계하거나, 최소 보장 금액을 설정하는 방식이 병행되어야 수익 축소 우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 대상 실질적 혜택 제공

법제화 이후에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질적인 비용 절감이 자영업자의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단순한 수수료 제한이 아닌, 플랫폼 이용 관련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무리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는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정 거래 질서를 모색하는 흐름 속에 있습니다. 정부의 개입이 자율성과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방치되어 온 불균형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계, 자영업자, 소비자 간의 균형 있는 시각과 합의입니다. 제도 변화는 결국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지만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진행될 사회적 논의와 정책 방향에 따라, 우리의 배달앱 이용 환경도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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